큐레이션 콘텐츠
스페셜 큐레이터가 엄선한 문화다양성 도서, 영상, 음악 작품과 추천사를 소개합니다.
큐레이션 콘텐츠는 문화다양성 토크쇼에서 더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토크쇼는 영상관에서 확인해주세요!
-
21세기 한국 퀴어 문학은 어떤 면에서는 박상영으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이라는 단편집으로 출발한 그의 고민들은 첫 장편 <1차원이 되고 싶어>로 이어진다. 그리고 확장된다. 근원적으로는 작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어서 종종 존재적 회한으로 이어지기 쉬운 퀴어 문학은 <1차원이 되고 싶어>에서 어떻게든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하기 시작했다
-
지난 10년간 젠더 문제에 있어 <82년생 김지영>을 넘어서는 컨텐츠를 찾을 수 있을까. 여전히 대화와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는 변함없는 문제작.
-
"아빠는 미국인, 엄마는 한국인. 미국 땅에 살면서 혼혈이라는 정체성 문제에 봉착한 미셸 자우너. 이 혼란의 감정을 파고 든 건, 엄마의 병이었다. 암세포는 가차없이 그리고 가혹하게 엄마의 몸을 갉아 먹었다. 자우너는 갑작스럽게 맞딱드린 엄마의 투병을 세세하게 기록해 나간다.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자우너 자신과 ‘한국’이라는 문화의 연결고리였던 엄마의 존재를 되새긴다. 이민자인 엄마가 품고 온 거대한 세계는 이 책에서 콩자반과 오뚜기 스프, 짬뽕으로 언급되는 구체적인 질감이 되어 자우너의 문장과 단어를 살찌운다. 이 슬픔에는 ‘차별’도 ‘다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대책없이 슬플 뿐이다."
‘H마트’는 아시아 식재료를 파는 미국의 체인 슈퍼마켓 ‘한아름마트’를 말한다. 이민자 2세대인 아시아계 혼혈 여성 예술가 미셸은 그의 삶 속에서 마주한 좌절과 혼란을 이민자 1세대인 엄마와 함께 먹은 한국 음식의 추억들로 치유하며 자기만의 정체성과 삶의 방식을 찾아나간다.
-
『저주 토끼』를 재밌게 읽으셨다면 그다음 목록에 이 책을 올리시길 바란다. 표제작과 더불어 「씨앗」은 대단한 단편이다. 통쾌함과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맞물려 몇 번이나 읽었지만 질리지 않는다.
-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의식과 욕망, 시대성을 24개의 신조어로 풀어내는 웃기면서도 슬픈 사회인문비평서. 이 책에 등장하는 ‘존버’, ‘흙수저’, ‘맘충’, ‘빌거’ 같은 신조어들이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사어가 될 때,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회가 되어있기를 온 마음으로 바라게 된다.
-
미술 작품으로 인류와 개 사이의 관계 변화를 깊이 살펴보는 책. 한때 생명을 서로 지켜주던 동반자적 관계에서 시작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뒤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다른 길을 꿈꾸게 한다.
-
다양성이라는 문제는 결국 서로 덜 상처주고 덜 상처받는 것이라는 단순하고도 비범한 진리에 대한 이야기.
-
코끼리, 개, 고양이, 새, 토끼, 염소 등 다양한 동물이 느끼는 슬픔에 대해 말하는 책. 다르지만 닮아있는 슬픔의 흔적 앞에선 한없이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
인간에서부터 우주까지 물리학자가 바라본 세상을 이해하기 쉽게 담아낸 책. 우리에게 차별하거나, 차별받을 근거가 생물학적으로는 없다는 걸 풀어내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에게 질문한다. 그의 정체성은 어디서 기인했을까. 솔직하고 지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
-
쓸쓸함으로 가득한데 그 와중에 유머가 터지는 문체가 탁월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권하고 있다. 여러 맛이 동시에 나는 디저트 같은 여행 소설. 문장 하나하나와 그 사이의 연결이 전부 좋았다.
-
베트남에서 말레이시아를 넘어 캐나다까지, 전쟁 속에서도 결연했던 여인들의 삶.
-
나고 자란 곳과 새로 이식되어야 할 곳 사이에 선 이의 마음을 예리하고 다층적으로 그려낸다. 나를 거부하는, 사랑하지 않는 세계에 진입해야만 하는 사람의 눈으로 벽 투성이 세상을 본다. 문장마다 통증을 수반하지만 아름다운 책.
-
"슬램덩크 작가가 그린 휠체어 농구 만화. “슬램덩크”, “배가본드” 보다 어떤 부분에서는 더 가슴이 뜨거워지면서도, 너무 현실적이어서 무거워지는 독자의 마음. 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을 준다."
-
소수자들만이 느끼는 감정, 그러나 늘 주류에 의해 부정되는 바로 그 감정을 정확히 언어화한 작품.
-
물고기'라는 단어로 뭉뚱그려 말할 수 없는 다양한 개성의 생물들이 물 속에 존재한다. 이처럼 모든 생명이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 하기에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지구가 존재할 수 있으며, 쓸모 없다고 단정지어질 수 있는 생명은 단 하나도 없다.
-
의사, 지식인, 성직자 등 남성이 구축해 놓은 질서에서 무척 곤란하고 두려운 존재로 다뤄진 여성 우울증에 대한 탐구서. 더 이상 여성의 고통은 미지의 분석대상이 아님을, 우리 모두가 책임감 있게 나누어야 할 중요한 서사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
"“강철의 연금술사”의 저자 아라카와 히로무의 농업만화. 저자가 농가 출신이기에 엄청 리얼하고, 재미까지 다 갖춤. 소비만 하는 인간으로써 이런 농업의 속깊은 사정들이 흥미롭다. 예) 농업과 동물보호단체와의 대립되는 입장차이"
-
짜임새 있는 줄거리 속 다정한 문장들.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들과 그들의 연대를 보며 마음에 샅샅이 스며드는 온기를 느낀다.
-
어린 시절 당했던 성폭력의 기억과 싸우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삶의 문제로 이어진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 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여성 청소년 서사의 가슴 뭉클한 힘.
-
그린벨트 운동 등 야생지역 보존에 헌신했던 저자가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일기장들을 채워나간다. 증조할머니로부터 자신에게까지 , 어떻게 앞선 세대가 다음 세대의 등을 밀어주고 제약을 넘어서도록 응원해주었는지에 대한 벅찬 기록이다 .
-
사람을 사람이게 만드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이라는 것. 우리에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
이슬아의 인터뷰 집을 읽다 보면 매번 울어버린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뿌연 것들이 빠져나가 개운하다. 늘 만났지만 제대로 만나지 못했던 이웃 어른들의 일하는 삶을 듣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려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한다. 동서양이 서로 이해하려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다름을 인정할 때 이해가 시작되니까.
-
"누구나 손쉽게 역차별을 말한다. 당신들이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은, 자신이 살던 시기보다 단연 나아졌다고 단언한다. 출발선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으로 평가’했으니 정당하다고 확신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우리가 의심없이 정당하다고 믿는 것, 공정하다고 행해 온 것, 타인을 위한 수혜라며 베풀어 왔던 모든 것들을 모두 꺼내 재검토 한다. 기울어진 땅에 서있으면서도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 이 사회 기반을 평평하게 하기 위한, 땅고르기 작업이다. "
-
"오스카 와일드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감옥에 갇혔던 즈음의 글들을 모아 놓은 책. 성소수자가 곧 범죄자 취급 받았던 야만의 시절이,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 전이 아니었다. 번역도 훌륭하다. "
-
생명'과 '고기' 사이에 생략된 과정을 들여다본 이후의 세계는 분명히 이전과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며 읽게 되는 책
-
SF처럼 일찌기 다양성과 소수자와 여성 문제에 대한 사고 실험을 멋지게 해낸 문학 장르는 거의 없었다. 여성 작가 어슐러 K 르귄은 26일을 주기로 자신의 성별을 바꿀 수 있는 행성 거주민과 지구인 사이의 갈등을 통해 이미 오래전에 우리에게 익숙한 21세기적 질문을 던졌다. 성별정체성이라는 것은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당연히 따라야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보다 넓은 사고를 통해 성별의 정의를 넘어설 때가 된 것인가? SF 문학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도발적인 작품 중 하나.
-
"노벨문학상, 부커상 수상자 존 쿳시의 대표작이자 자전적 소설. 비단 인간만이 아닌 ‘동물 타자’라는 주제에 대해 숙고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비단 이 주제만 다루고 있는 건 아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차별이 결국 인간의 ‘개별성’을 존중하지 않고, 편 가르기 하는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편은 무조건 틀렸다는 식의 폭력적인 사고방식. 조금만 생각해봐도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다. 이 점에 대해서도 책을 통해 한번쯤 고민해보길 권한다."
-
휴고 우에르타 마린, 2021
예술가의 초상_세상의 틀을 깨고 삶에 영감을 주는 여성 예술가들과의 대화
· 큐레이터 교보문고 과학/예술MD 위다혜
한계에 도전하고, 다양한 주제들을 세상 위로 끌어올린 25명의 혁신적인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
-
이 책이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평가도 있던데, 나에게는 그냥 따뜻하고 인간적인 SF로 보였다. 소수자와 여성이 주인공이었던 SF의 주인공이라 그런 평가를 받는 듯하다.
김초엽의 SF단편 모음.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는 여성이 된다. 여성은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윗세대인 할머니와 엄마, 이모에 대해 말한다. 그들의 업적을 평가하고, 미래를 계획한다. <에이리언>의 리플리처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처럼 힘의 전사가 되지 않고서도 여성이 SF장르에서 제 영역을 확보하고, 역할을 하고, 제 목소리를 내는 걸 보는 건 솔직히, 조금 신기할 지경이다. 소외된 이들에게 과감하게 이름과 목소리를 내어 주어 찾게 된 반짝이는 결과물이다. 편향된 시선을 거두어 들인, 김초엽이 그린 미래는 그래서, 많은 독자들에게 유토피아를 제공한다.
-
"“강철의 연금술사”의 저자 아라카와 히로무의 농업만화. 저자가 농가 출신이기에 엄청 리얼하고, 재미까지 다 갖춤. 소비만 하는 인간으로써 이런 농업의 속깊은 사정들이 흥미롭다. 예) 농업과 동물보호단체와의 대립되는 입장차이"
-
예술은 어떻게 사회에 저항하고 사람을 환대하는가, 그 마음은 어디에 머물러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책.
-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존재한다고 기록한 은유 작가의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 그들 스스로 한 사람의 단단한 목소리와 이름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
콜로니에 홀로 남은 노인 여성이 뭘 할 수 있겠냐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주 큰 오산.
-
누군가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그의 일상을 아는 것이다. 장애인들의 일상에 그 첫걸음을 조심스레 내딛어 본다.
-
무엇이 아픈 사람으로 하여금 '괜찮다',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게 만들고 있는지 짚으며, 우리는 누구나 언제든 아플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책
-
ADHD 진단을 받은 내 또래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 같은 질환을 가진 이들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건네는 공감과 위로. 슬픔을 슬프지 않게 풀어내서 더 슬픈 이야기.
-
"인류의 대멸종 이후 재건 60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써나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 다양성이라는 화두를 그야말로 새로운 인식의 지평으로 순간이동."
-
노화와 노쇠, 그리고 나이든다는 것. 이미 초고령 사회인 지금, 우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
지구상 생명의 다양성은 진화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설명된다. 진화를 아는 것은 다양성을 이해하는 처음이자 끝이다. 내 생각에 진화에 대한 가장 좋은 책이다.
-
이 책이야말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책이다. 간단하게, 유럽의 ‘백인들’이 발전할 수 있었던 건 그저 ‘환경’ 덕분이었다는 주장을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 차근차근 증명한다. 즉, 그들이 인종적으로 우월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다.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인문교양 책은 많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다. 책의 두께에 기죽지 말기를. 어지간한 소설이나 영화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오죽하면 내가 2번이나 읽었겠나.
-
축의 시대는 주요 종교의 원형이 만들어진 BC 900년에서 BC 200년 사이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기 탄생한 새로운 사상은 중국의 유교와 도교,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 이스라엘의 유일신교, 그리스의 철학적 합리주의다. 이들이 도달한 결론은 놀랍게도 비슷하다.
-
여자는 과학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던 소녀에서 노벨 화학 상 수상까지. 코로나 백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의 삶을 따라가며 과학의 세계에 다양성을 더한다.
-
인종이란, 권력이란, 노예란 무엇이며, 그 속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선다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의 노예시대와 현대를 시간여행하는 흑인의 이야기를 통해 노예제의 끔찍한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인종차별의 실상을 이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하기도 힘들 거다.
-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딛고 전방위 예술가로 거듭난 드랙 아티스트 '모어'의 삶을 다룬 에세이. 차별과 혐오의 시선 속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을 좇으며 살아낸 그 삶의 즐거움과 무거움을 시적으로 풀어낸다.
-
1933년부터 1945년까지 폴란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3국이 있던 일명 블러드랜드(blood land)에서 자행된 1,400만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다. 민족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간이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
“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 데일 일가를 죽였다.” 책의 첫 문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제 문맹뿐 아니라 문해맹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아닐까.